5편
5 / 9
두 마리 시킬 필요 있냐고 반반 나누자다가 그냥 그 집에서 경기 보면서 먹게 됐음.
여기서 무슨 처음부터 계산하고 올라갔다는 얘기는 안 하겠음. 둘이 맥주까지 마시는데 아무 생각 없었다고 하면 그것도 거짓말이고.
경기 끝나고도 한참 안 내려갔고, 그날 같이 잤음.
얼떨결이었다고 쓰려다가 지움. 중간에 내가 내려갈 타이밍은 있었음.다음 날 진짜 이상했음.
숙취는 별로 없는데 핸드폰만 계속 보게 됨. 내가 먼저 연락하면 부담스러울 거 같고 안 하면 그것도 이상할 거 같고.
점심 지나서 어제 먹은 치킨값 반 보내라고 연락 오더라.
순간 아 그냥 아무 일 없었던 걸로 하자는 건가 싶었음. 그래서 돈 보냈는데 바로 웃는 이모티콘 옴. 진짜 보냈네 하고.
그 뒤로 한동안 그 얘기를 둘 다 안 했음.
야구 얘기하고 날씨 얘기하다가 며칠 뒤에 그 여자가 먼저 우리 좀 조심해야 될 거 같다고 함. 내가 알겠다고 했더니 알겠다는 게 뭘 알겠다는 거냐고 하더라.
그날 통화를 꽤 오래 했는데 결론은 없었음. 잘못한 건 아는데 연락은 끊기 싫다는 얘기를 둘 다 말만 바꿔가며 했던 듯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