친구 와이프

10편

10 / 10

“야, 오늘 우리 와이프 데려다줬다며. 고맙다. 너 아니었으면 택시 잡느라 고생했겠다.” 그 말 듣는데 갑자기 아무 말도 안 나오더라. 뭔가 눈치채서 전화한 줄 알고 긴장했는데, 그냥 고맙다고 전화한 거였어. “출장 끝나고 내가 밥 살게. 먹고 싶은 거 생각해 놔.” 평소 같으면 비싼 거 사라고 장난쳤을 텐데 그날은 대충 알겠다고 하고 끊었어. 전화 끊고도 한참 폰만 보고 있었고. 좀 있다가 친구 와이프한테 모임 끝났다고 연락이 왔는데, 일이 생겨서 못 간다고 했어. 아까까지만 해도 그렇게 기다리던 연락이었는데 도저히 다시 얼굴 볼 자신이 없더라. 그 뒤로 따로 연락하는 건 그만뒀어. 친구가 집에 놀러 오라고 해도 핑계 대고 안 갔고, 만나자는 연락도 몇 번 피했어. 그러니까 어느 날 친구가 그러더라. “너 요즘 왜 이렇게 보기 힘드냐. 무슨 일 있냐?” 차라리 뭐라고 했으면 모르겠는데, 걱정부터 하니까 더 미안했어. 그렇다고 솔직하게 말할 용기도 없었고. 결국 친구한테 미안해서 한동안 거리를 좀 뒀어. 걔는 내가 바빠서 그런 줄 알았겠지만, 사실은 내가 걔 앞에서 예전처럼 웃고 떠들 자신이 없었던 거야.

마지막 편입니다